내란특검, 윤석열 1차 소환 종료 (6.28)
2025년 6월 28일,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례 없는 기록이 쓰였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실행 및 방조'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박찬호 특별검사팀에 출석하여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직 국가원수가 내란 혐의로 소환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 로, 서초동 특검 사무실 앞은 이른 아침부터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함성과 언론의 취재 열기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음을 직감하게 하는 긴장된 하루였습니다.
이번 소환 조사는 오전 9시 30분경 시작되어, 단 한 차례의 저녁 식사를 위한 휴정을 제외하고 밤 10시 40분까지 이어졌습니다. 총 13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친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특검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남은 절차에도 충실히 임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긴 채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앞으로의 험난한 법적, 정치적 공방을 예고하는 듯한 무게감이 실려 있었습니다. 과연 그날, 밀폐된 조사실 안에서는 어떤 말들이 오갔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전직 대통령 내란 혐의 소환
13시간의 고강도 조사, 밤샘 조사의 서막?
특검팀은 이번 1차 소환에서 2024년 12월 3일 심야에 선포되었던 비상계엄의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사에는 박찬호 특별검사를 비롯한 핵심 수사 검사들이 직접 참여하여, 준비된 질문지만 해도 수백 페이지에 달했던 것 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사이의 보고 및 지시 라인을 재구성하고, 그 정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습니다.
13시간이라는 조사 시간은 결코 짧지 않지만, 방대한 수사 내용과 혐의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와 내용을 분석한 뒤, 추가 증거 자료를 토대로 2차, 3차 소환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요 혐의에 대해 법리적 해석의 차이를 주장하며 부인하는 전략을 취할 경우, 밤샘 조사를 포함한 더욱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야말로 숨 막히는 법리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입니다.
특검팀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다툼
조사실 내에서는 특검팀과 국내 유수의 로펌 소속 변호인단 사이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특검팀은 형법 제87조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국헌 문란의 목적'을 입증하기 위해 총력 을 기울였습니다. 즉, 비상계엄 선포가 단순히 국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당시 탄핵소추안 발의를 앞둔 국회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마비시키고 헌법 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던 명백한 목적성을 가졌다는 점을 파고든 것입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당시의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을 타개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정당한 통치 행위"였다는 논리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계엄 선포 행위 자체는 인정하되, 그 목적이 '국헌 문란'이 아닌 '헌법 수호'에 있었음을 주장하며 내란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고도의 법리 전략 입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향후 법정에서 대한민국 최고 법률가들의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됩니다.
서초동의 엇갈린 함성, 대한민국의 자화상
특검 사무실 밖의 풍경은 현재 대한민국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투영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정치 보복", "애국 대통령 수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고, 반대 측 시민단체들은 "내란 사범 엄정 수사",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특검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수천 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되었으나, 하루 종일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이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법적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
특검이 겨누는 칼끝,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비상계엄 선포' 최종 결정권자는 누구였나
이번 수사의 알파(α)이자 오메가(ω)는 단연 '누가 비상계엄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지시했는가'입니다. 특검팀은 이미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상근 전 국가안보실장 등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 혹은 재가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은 이러한 진술과 당시 대통령실의 통신 기록, 관련 회의록 등의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실무진의 건의에 따라 법과 원칙에 입각해 재가했을 뿐, 국회 기능을 마비시킬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형식적 책임과, '국헌 문란의 목적'을 가진 실질적 주도자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 이 벌어질 것입니다.
국회 기능 무력화 시도, 구체적 지시 여부
내란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폭동'에 준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특검은 계엄군을 동원하여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려 했던 정황을 '폭동'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이러한 국회 기능 무력화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나아가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 이었습니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의사당 출입을 막으라" 혹은 "탄핵안 표결을 저지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물증이나 진술이 확보된다면, 혐의 입증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입니다. 이는 향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숨은 실세'의 존재와 보고 라인 규명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보고 라인 외에,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숨은 실세'나 '비선 조직'의 존재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특검 수사 역시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대통령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제3의 인물이나 집단은 없었는지,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디지털 자료와 관련자들의 통화 내역을 분석하며, 공식 보고 라인 이면의 비정상적인 의사소통 흔적을 추적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면,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 논리와 향후 전망
혐의 전면 부인, "헌법 수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제기하는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변호인단은 계엄 선포 행위의 '목적성'을 집중적으로 방어하며 "국가 안보와 헌법 질서가 심각한 위협에 처한 상황에서 국가원수로서 취할 수 있는 불가피하고도 정당한 조치였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개념을 방패 삼아 사법적 판단의 영역을 최소화하려는 전략 으로 풀이됩니다.
진술 거부권 행사와 검찰 진술의 신빙성 문제
주목할 점은 윤 전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서 일부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에 보장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을 가능성 입니다. 이는 방어권 보장을 위한 피의자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동시에 특검이 제시하는 증거에 대해 뚜렷한 반박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확보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정치적 압박'이나 '회유'에 의한 것이라며 그 신빙성을 문제 삼는 여론전 에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2차 소환의 향방
1차 조사를 마친 특검의 다음 수순은 단연 구속영장 청구 여부입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어 특검팀 역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장 청구의 핵심 요건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입니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이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려 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려 한 정황을 포착한다면, 영장 청구는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특검은 1차 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보강 수사를 거쳐 이르면 7월 초, 2차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차 소환은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역사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입니다. 과연 특검의 칼끝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온 국민의 시선이 서초동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부디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 그리고 명백한 증거에 따라 그 진실이 규명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